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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갱년기 여성에게 더 위험한 이유… "폐경 후, 예방관리해야"


폐경 이후 여성의 통풍 위험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통풍이 주로 남성에게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중장년 여성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갱년기 이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그 위험은 더 커진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통풍은 만성 관절염이나 신장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류마티스내과 안수민 교수(서울아산병원)와 함께 갱년기 여성에게 숨어 있는 통풍의 위험성을 살펴보고, 올바른 예방법과 관리법을 알아본다.

여성 통풍 환자 90% 50세 이후 발생... '에스트로겐 급감' 주요인
통풍은 체내에 과도하게 쌓인 요산 결정이 관절에 침착되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술과 고기 등 요산 수치를 높이는 음식 섭취가 많은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지만 여성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특히 폐경을 맞이한 중년 여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안수민 교수는 "폐경으로 인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가 신장의 요산 배설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폐경 전에는 에스트로겐이 요산 수송체를 조절해 요산 배설을 돕는 보호 효과가 있다. 하지만 폐경 후에는 이러한 보호 효과가 사라지면서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실제로 전체 통풍 환자 중 약 10%가 여성인데, 이들 중 대부분이 폐경 이후의 중년이나 고령층 여성이다. 안 교수에 따르면 50세 이후 여성 통풍 환자는 전체 여성 통풍 환자의 약 80~90%를 차지한다. 또한 갱년기 시기에 동반되는 비만,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등도 고요산혈증을 악화시켜 통풍 발생 위험을 높인다.

조기 폐경 발병 위험↑, '갑작스런 엄지발가락 통증∙열감 증상' 유심히 살펴야 
혹시 남들보다 빨리 폐경을 맞았다면 통풍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여야 한다. 조기 폐경은 에스트로겐 감소 시기가 빨라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도 통풍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풍은 흔히 관절염으로 오해하기 쉽다. 특히 갱년기 여성에게서는 퇴행성 관절염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두 질환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풍은 엄지발가락 관절에 △갑작스러운 통증 △부기 △발적(피부가 붉게 변함) △열감 등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수일 내에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는 양상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많이 사용하는 손가락 끝 관절이나 무릎, 엉덩이 등 체중이 실리는 부위에 만성적이고 서서히 통증이 진행되며, 활동할 때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진단은 혈액검사, 관절액 편광 현미경 검사, 영상 검사(X-ray, 초음파, CT)검사로 가능하다. 

통풍,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요산 수치 꾸준히 관리해야"
통풍 치료는 갑작스런 통증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혈액 속 요산 수치를 낮춰 재발을 막는 데 집중한다. 급성기 통증에는 소염진통제, 콜히친, 스테로이드 같은 약이 쓰이며,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알로푸리놀이나 페북소스타트 같은 약으로 요산 수치를 꾸준히 관리하게 된다. 

통풍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히 통증에 그치지 않고 여러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신장결석·만성 신부전·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해 전신 건강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폐경 이후, '요산 수치∙신장 기능' 주기적으로 체크해야
그럼, 갱년기 여성의 통풍 관리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음주는 피하고, 단 음식이나 내장류 섭취는 줄여야 한다. 또한 퓨린과 요산 수치를 낮추기 위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역시 중요하지만, 무리해서는 안 된다. 특히 통풍 환자가 1시간 이상 과도한 운동을 하면 탈수가 생겨 오히려 요산 농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수민 교수는 "폐경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요산 수치와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갱년기 여성에게 통풍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꾸준한 생활 관리로 통풍을 예방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