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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필터 '이 성분' 검출 주의… 실내 공기질 지키는 수칙 3
과거보다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높아지면서, 공기청정기는 이제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전제품이 되었다. 실제로 주택용 가전기기 보급 현황에 따르면, 2013년 대비 2019년 국내 주택용 공기청정기 보급률은 무려 285.71%나 증가했다.
그런데 안전해야 할 공기청정기의 필터에서, 예상치 못한 위험 신호가 감지됐다. 지난해 환경부와 소비자원이 시중 호환용 필터를 조사한 결과, 가습기 살균제 사태의 주범으로 알려진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이 다수 제품에서 검출된 것. mit는 강력한 방부·살균 작용을 하지만 호흡기와 피부에 심각한 자극을 일으켜 필터형 공기청정기에는 사용이 금지된 성분이다. 이제는 필터의 유해성분 여부부터 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해 보인다.
직업환경의학과 함승헌 교수(가천대 길병원)와 함께, mit의 위험성과 올바른 필터 선택·관리법, 그리고 실내 공기질을 지키는 생활 수칙까지 살펴본다.
화학물질 관리법상 유독물질로 지정된 mit
mit(methylisothiazolonone, 메틸이소티아졸리논)는 소량만으로도 강력한 살균·방부 효과를 지닌 합성 화학물질로, 본래 미생물 번식을 막기 위해 개발됐다. 그러나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인체 유해성이 드러나면서 사용 규제가 강화됐고, 2012년 9월 환경부는 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mit를 유독물질로 지정했다.
현재 공기청정기 필터에는 mit 사용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문제는 일부 호환용 필터 제조사들이 방부 효과를 위해 여전히 mit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5년 1월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중 유통 중인 공기청정기 필터 42개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호환용 필터 8개 제품에서 mit가 검출됐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저가형 제품일수록 검출 빈도가 높았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호흡기를 통해 mit 성분을 그대로 흡입하게 된다. 이 성분은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염증이나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특히 어린이, 노약자, 기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눈과 피부 자극부터 천식까지… mit 노출 시 나타나는 증상
함승헌 교수에 따르면 mit에 노출되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눈 자극과 피부 자극이다. 단기 노출의 경우 "눈이 따갑거나 충혈되는 증상이 나타나며, 피부에는 발진이나 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함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mit는 강한 감작성 물질로, 한 번 민감해지면 극소량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초기 증상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mit 성분에 노출될 경우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함 교수는 "천식은 물론, 부비동염이나 기침, 결막염 등의 증상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국접촉피부염학회(american contact dermatitis society, acds)는 mit를 2013년 '올해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선정한 바 있다.
꼼꼼한 제품 확인과 전문 의료진 상담으로 mit 노출 예방
예방을 위해서는 제품 구매 단계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공기청정기 필터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kc마크와 함께 유해물질 검사 성적서를 확인해야 한다. 정품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며, 호환용 필터를 구매할 경우 제조사에 mit 함유 여부를 직접 문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필터 교체 시에는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교체 후에는 충분히 환기를 시켜야 한다. 새 필터 설치 후 24시간 동안은 창문을 열어두고 공기청정기를 작동시켜 잔류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권장된다.
만약 mit 노출이 의심된다면 즉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함승헌 교수는 "호흡기 질환은 호흡기 내과, 피부 질환은 피부과로 가되, 환경노출이나 직업에 의한 노출이 의심되면 직업환경의학과로 갈 것"을 조언했다. 또한 환경부가 지정한 권역별 환경보건센터에 방문해도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생활 수칙 3가지
호흡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기청정기 필터 점검은 물론 근본적인 실내 공기질 개선이 필요하다. 함승헌 교수는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을 제시했다.
① 환기
하루에 최소 3회 이상, 10분 이상 창문을 열어 자연환기를 해야 한다. 요리할 때는 주방 후드를, 화장실 사용 시에는 환풍기를 반드시 켜야 한다.
② 오염원 최소화
생활화학제품을 목적에 맞게 정량으로 최소한만 사용하고, 방향제, 스프레이형 세정제, 살충제 등의 화학제품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용할 때 반드시 환기해야 한다. 특히 천연제품이라고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③ 청결 유지
헤파필터가 장착된 청소기와 물걸레로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침구류는 60도 이상의 물로 세탁하고 햇볕에서 말리거나 건조기를 사용해야 한다.